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조금 피곤할 뿐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내 몸이 크게 아프다고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다.
평소에 술도 많이 마시지 않고, 식사도 규칙적인 편이었다.
특히 체중은 늘 일정하게 유지돼 왔다. 사람들은 날 보며 "몸 관리를 잘한다"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이상하게 잠이 잘 오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졌다.
가끔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날도 있었고, 손이 가볍게 떨리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 정도 증상은 누구나 겪는 일이라 여겼다. 피곤하면 심장이 빨리 뛸 수도 있고, 스트레스가 많으면 잠이 안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진행한 정기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수치 이상이 나왔다는 결과를 받았다.
놀랍게도 의사는 갑상선항진증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증상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갑상선 수치가 확실히 높습니다.”
“추가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나는 아무 증상이 없었다. 체중도 안 빠졌고, 땀이 과하게 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게 정말 병일까?
“갑상선항진증”이라는 낯선 진단명 – 무증상도 있을 수 있다?
추가 검사를 받으러 내과에 갔다.
혈액 검사에서는 TSH 수치가 매우 낮고, Free T4 수치가 높은 상태였다.
의사는 이 수치를 근거로 “경도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단했다.
정확히는 “무증상형 혹은 초기형 갑상선항진증”으로, 일반적인 증상이 거의 없거나 피로함 정도만 나타나는 단계였다.
갑상선항진증이란?
갑상선항진증은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상태다.
이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에, 과다 분비되면
- 체중 감소
- 심장 두근거림
- 손 떨림
- 불면
- 잦은 설사
- 피로
- 예민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내 경우엔 체중은 변함없었고, 눈에 띄는 증상도 없었다.
오직 ‘만성 피로’와 ‘가벼운 불안감’, ‘수면 질 저하'만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그저 스트레스로 인한 반응이라 생각했지만,
몸은 이미 갑상선 문제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치료와 관리 – 갑상선약은 평생 먹는 게 아니다
의사는 내 상태가 심한 갑상선항진증이 아니므로, 항갑상선제를 소량 복용하며 경과를 관찰하자고 제안했다.
약 복용은 하루 1정, 아침 식후에 꾸준히 먹어야 하며, 혈액 검사는 4~6주 간격으로 수치 확인이 필요했다.
나의 치료 루틴
- 항갑상선제 복용 (메티마졸 계열)
- 매일 같은 시간에 약 복용 (식후)
- 심장 두근거림 완화를 위해 베타차단제 단기 처방
- 4주마다 혈액검사 – TSH, Free T4, T3 체크
- 3개월 후 초음파 재검
생활습관 변화도 병행했다
- 카페인 줄이기
– 커피, 에너지 음료는 증상 악화 요인 - 충분한 수면 확보
– 밤 11시 이전 취침 - 온도 변화에 민감하므로 체온 조절 필수
- 스트레스 관리
– 명상, 걷기, 불안감 조절이 핵심 - 고단백, 저요오드 식단 유지
–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 과다 섭취 주의
3개월간 치료를 유지한 결과, TSH 수치가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다행히 지금은 약 복용 없이 경과 관찰만 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피로감, 예민함도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일 수 있다
갑상선 질환은 많은 사람들이 ‘노화’나 ‘스트레스’로 오인하기 쉽다.
특히 초기 갑상선항진증은 뚜렷한 증상이 없거나, 피로와 수면장애, 약간의 신경과민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은 무시하게 된다.
하지만 내 경험을 통해 말할 수 있는 건,
이런 사소한 증상도 우리 몸이 보내는 조용한 경고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갑상선항진증은 방치하면
- 심장질환
- 골다공증
- 근육 손실
- 정신적인 불안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이나 난임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갑상선항진증에 대한 궁금증
Q1. 갑상선항진증은 무조건 체중이 빠지나요?
아닙니다. 초기에는 체중 변화가 없을 수도 있고, 식사량 증가로 상쇄되기도 합니다.
Q2. 갑상선질환은 유전인가요?
부분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있으며,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Q3. 항갑상선제를 평생 먹어야 하나요?
초기에는 6개월~2년간 복용 후 호전되면 중단할 수 있습니다. 재발 여부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Q4. 갑상선항진증은 왜 증상이 약할 수 있나요?
호르몬 이상이 급격하지 않거나, 개인의 내성 차이로 인해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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