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저림이 자주 있었지만, 그냥 ‘혈액순환 문제’인 줄 알았다
나는 손을 많이 쓰는 일을 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타이핑을 오래 하고, 스마트폰도 거의 붙들고 산다. 그런 생활이 익숙해서인지, 가끔 손이 저리거나 손가락 끝이 따끔거릴 때도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밤에 잘 때만 손이 심하게 저린 것이다.
처음에는 한 자세로 오래 자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문제는 자꾸 반복되었다는 점이다.
왼쪽 손이 저리다가 어느 날은 오른쪽 손까지 저리고, 가끔은 새끼손가락만, 때로는 손등 전체가 찌릿찌릿했다.
낮에는 아무렇지도 않으니 더 이상했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다. ‘손 저림’, ‘밤에만 손이 저림’, ‘손끝 따끔거림’…
많은 결과가 나왔지만, 대체로 "혈액순환 문제",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 증후군)" 등을 의심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그중 하나일 거라 믿었고,
“마사지하고 손 따뜻하게 하고 자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달을 버텼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자다가 깰 정도로 저릿한 손… 결국 병원에 가게 된 계기
어느 날 새벽 3시, 손이 너무 저려서 잠에서 깼다.
한 손이 아니라 양손이 동시에 저리고, 손가락 끝이 얼얼했다.
심지어 한 번 저리면 10분 넘게 지속되며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뻣뻣한 느낌이 들었다. 그날 이후 나는 결국 신경외과를 찾았다.
담당 의사는 증상을 듣고 몇 가지 테스트를 했다.
팔을 앞으로 뻗게 한 뒤 손가락을 벌리고 유지, 목을 뒤로 젖힌 상태에서 팔을 들고 테스트 등이다.
의사는 곧바로 말했다.
“경추 쪽에서 오는 신경 압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확히는 경추 디스크 초기일 수 있어요. MRI 찍어봅시다.”
그때까지 나는 ‘디스크’라고 하면 허리 통증을 먼저 떠올렸다.
목 디스크가 손저림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었는데, MRI 결과는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경추 디스크 초기, 증상은 손에서 시작됐다
MRI 영상에는 경추 5~6번 디스크 돌출이 보였다.
디스크가 튀어나와 목에서 팔로 이어지는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고, 그것이 밤에만 저린 증상의 원인이었다.
의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경추 디스크는 초기에는 ‘통증’이 아니라 ‘저림’으로 시작된다.
- 손가락 끝, 손등, 손목 주변부터 시작되며
- 야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 낮 동안 움직이다 보면 신경 주변 근육이 풀리면서 증상이 가라앉지만
- 밤에는 자세나 경추 압력 때문에 증상이 악화된다.
이런 설명을 듣고 나서야, 내가 겪은 모든 증상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의사는 아직 수술이 필요하진 않지만, 운동과 자세 교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치료와 회복 – 목디스크는 평소 습관이 좌우한다
나는 우선 통증 조절을 위해 신경치료제 + 근이완제를 복용했다.
그리고 동시에 물리치료를 병행했다.
1주일에 3회 정기적으로 병원에 들러 경추 견인치료, 초음파 치료를 받았고,
도수치료사에게 목 스트레칭과 자세 유지 방법도 배웠다.
특히 내 자세는 재앙 수준이었다.
- 항상 고개를 앞으로 숙인 채 노트북 작업
- 스마트폰을 볼 땐 턱을 당기지 않고 숙인 자세 유지
- 낮은 베개와 침대에서 불균형한 수면 자세
이 모든 것들이 경추 디스크를 불러온 습관들이었다.
내가 바꾼 루틴
- 의자에 앉을 때 목은 수직으로, 모니터는 눈높이로 조정
- 스마트폰은 눈높이에서 들고 보는 습관 유지
- 수면 시 경추 지지형 베개 사용
- 2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반드시 목 스트레칭 5분
- 하루 15분 경추 중심 스트레칭 운동 (벽 대고 뒷목 밀기 등)
몇 달이 지나자 밤에 저린 증상은 거의 사라졌고,
손 감각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자다 깰 정도의 저림’은 이제 없다.
손저림은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신호일 수 있다
손이 저리면 많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피곤해서 그렇다거나, 한 자세로 오래 자서 그렇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그건 내 몸이 보내는 조용한 경고였다.
의사는 말했다.
“경추 디스크는 증상 없이도 수년간 진행되다 어느 날 갑자기 팔 마비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요.”
“초기 저림 증상이 있을 때 잡는 게 중요합니다.”
손 저림은 단순한 신경 문제일 수도 있지만,
경추디스크, 말초신경병증, 당뇨성 신경합병증, 중추신경계 이상 등 다양한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특히 밤에만 지속되고, 주 2회 이상 반복된다면 반드시 검진이 필요하다.
경추디스크 전조 증상 관련 궁금증
Q1. 손 저림이 있다고 모두 목디스크인가요?
아니요. 수근관 증후군, 말초신경염, 혈액순환 장애, 당뇨성 신경병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지속되면 신경과 또는 정형외과에서 검진이 필요합니다.
Q2. 목디스크는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초기에는 약물, 물리치료, 자세교정 등으로도 호전이 가능합니다.
Q3. 밤에만 손이 저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야간에는 경추가 굽혀지거나 신경이 압박되는 자세로 인해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Q4. 치료받으면 완전히 낫나요?
디스크의 형태 자체는 완전히 복원되지 않지만, 신경압박을 줄이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증상은 충분히 조절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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