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질병

무증상 당뇨 초기: 공복혈당이 알려준 경고 신호

cherish-info 2025. 7. 17. 20:12

"난 당뇨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나는 당뇨병은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한 사람에게만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당뇨를 앓았고, 그로 인해 식단에 신경 쓰고 운동을 꾸준히 하셨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건 나와는 다른 세대 이야기라고만 여겼다. 나는 아직 30대였고, 체중도 정상에 가까웠으며, 단 것을 과하게 먹지도 않았다. 피곤한 날이 있어도 커피 한 잔 마시면 회복됐고, 눈이 침침하거나 손발이 저린 증상도 없었다.

2025년 초, 직장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공복혈당 수치가 살짝 높게 나왔다는 소견을 들었다. 수치는 109mg/dL. 기준인 100을 넘었지만 110은 넘지 않았다. 의사는 “공복혈당장애일 가능성이 있으니 생활 습관을 점검하라”라고 조언했지만, 나는 그 말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갈증이 느껴지고, 평소보다 더 자주 물을 찾게 되었다. 한두 번은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만, 점점 갈증 빈도가 늘어나면서 문득 검진 결과가 떠올랐다.
“혹시… 이것도 혈당 때문인가?”

그렇게 시작된 나의 당뇨 전단계 탐험은 무증상 질병의 진짜 무서움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무증상 당뇨 초기, 몸은 이미 조용히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공복혈당 수치가 100~125mg/dL인 상태는 ‘당뇨 전단계’라고 불린다. 이 수치에서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도 췌장은 이미 과도하게 인슐린을 분비하며 혈당을 조절하고 있고, 당 대사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상태다.

내가 느낀 이상 신호는 갈증 외에도 있었다.
자주 피로감을 느끼고, 식사 후 졸림이 심해졌으며, 밤중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씩 깨는 일이 늘어났다. 당시에는 “물 많이 마셔서 그런가 보다”라고 넘겼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전형적인 공복혈당장애의 초기 신호였다.

나는 다시 병원을 찾았고, 공복혈당 +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병행했다. 결과는 HbA1c 6.1%. 정상이 5.6% 이하인 것을 생각하면, 분명한 경고였다. 의사는 “지금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1~2년 안에 당뇨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무섭기도 했지만, 오히려 다행이었다.
이 정도에서 발견한 게 정말 운이 좋았던 거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7.0 이상, 즉 이미 당뇨 진단 기준에 도달한 상태에서야 처음 혈당을 측정하게 되니까.

 

 

공복혈당이 알려준 무증상 당뇨 증상 경고 신호

 

식습관과 생활 패턴, 전면 리셋이 필요했다

내가 당뇨 전단계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난 후, 가장 먼저 바꾼 건 식습관이었다.
이전엔 아침을 거르고 점심과 저녁을 과식하는 패턴이 많았고, 당류가 많은 커피 음료나 간식을 즐겨 먹었다. 저녁 회식 후 야식까지 먹는 날도 많았고, 일주일에 1~2번은 배달음식으로 하루를 해결했다. 탄수화물 섭취 비중은 많았고, 정제된 밀가루 음식(면, 빵, 떡)을 좋아했다.

생활 패턴을 다음과 같이 바꿨다.

 

바뀐 식습관

아침 식사는 반드시 챙김: 계란, 두부, 현미밥, 채소 위주

정제 탄수화물 줄이고 통곡물 중심으로 구성

설탕 음료와 디저트 완전 금지

외식 시 소스와 드레싱은 반으로 줄임

식후 10분 산책을 매일 실천

 

바뀐 활동량

일상에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사무실에서 매 시간 5분 일어나 걷기

저녁엔 유튜브 홈트레이닝 or 빠르게 걷기 30분

 

바뀐 수면 및 스트레스 관리

밤 11시 이전 취침, 최소 7시간 수면 확보

퇴근 후 휴대폰 대신 명상 or 독서

일주일에 1회 이상 혼자 산책하며 ‘정신정리’

 

그 결과, 3개월 뒤 재검사에서 공복혈당은 98로, HbA1c는 5.8로 낮아졌다. 아직 완전히 정상은 아니지만, 분명한 개선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내가 내 몸을 다시 ‘관찰’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당뇨는 증상이 없을수록 더 위험하다 – 당신의 현재는 안녕한가?

당뇨는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용한 질병’으로 불린다. 그리고 당뇨 전단계는 더더욱 조용하다. 몸은 이미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느끼지 못한다. 내 경우처럼 약간의 갈증이나 피로 정도는 그냥 생활 속 증상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그 경계를 넘는 순간, 회복이 어려운 진성 당뇨병으로 진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식단 조절 + 약물 + 합병증 걱정이라는 삶의 무게가 따라온다.

무증상 당뇨 초기일수록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정상 혈당으로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면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진단명은 따라온다.
혈당은 하루 아침에 높아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의 식습관, 생활습관, 스트레스, 수면 부족이 서서히 무너뜨린 결과다.

나처럼 특별한 가족력이 없고, 겉보기에는 멀쩡한 체형이라도,
당뇨는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현대인의 대표 무증상 질병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당뇨 전단계 & 무증상 질병의 궁금증

Q1. 공복혈당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왔는데, 병원 가야 하나요?
공복혈당 100~125mg/dL 사이면 당뇨 전단계입니다. 반드시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추가로 받는 것이 좋습니다.

 

Q2. 당뇨 전단계는 식습관만으로 회복이 가능한가요?
네. 운동, 식이요법, 체중 감량으로 정상 혈당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시기입니다.

 

Q3. 무증상 당뇨가 진행되면 어떤 위험이 있나요?
눈, 신장, 말초신경 손상 등 다양한 합병증이 서서히 진행되며, 회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Q4. 젊은 사람도 당뇨 전 단계가 올 수 있나요?
네. 최근 20~30대 당뇨 전단계 진단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식습관이 핵심 원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