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질병

무증상 질병 ‘지방간’,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나의 이야기

cherish-info 2025. 7. 16. 20:25

아무 증상도 없었는데,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뜻밖의 진단

나는 평소 건강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었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서 ‘나는 건강하다’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술을 자주 마시지도 않았고, 고기를 과하게 즐기는 편도 아니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정기 건강검진은 그저 ‘연례행사’처럼 느껴졌고, 검사 결과도 대부분 대충 훑고 넘어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런데 올해 건강검진 결과지를 본 순간, 낯선 단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경도 지방간 소견 있음”

처음엔 잘못 나온 줄 알았다. “지방간은 술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나 걸리는 병 아냐?”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당장 병원을 찾아 재검을 받았다. 초음파를 다시 찍은 결과, 의사의 설명은 명확했다.
"지방간은 무증상 질병으로 조용히 진행되며, 술을 안 마셔도 생깁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 안에서 내가 전혀 인지하지 못한 변화가 진행 중이었다는 것을.

 

무증상 질병 ‘지방간’은 어떻게 생기고 무엇이 위험한가?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상태다. 정상적인 간에도 소량의 지방은 존재하지만, 이 수치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문제는 이 병이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만큼 손상이 꽤 진행되기 전까지는 통증이나 불편함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내 경우도 그랬다. 체중은 정상보다 조금 높은 편이긴 했지만, 비만까지는 아니었다. 과식하거나 고지방 식단을 매일 먹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지방간이 생긴 원인은 분명했다.
의사는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사, 당류 섭취, 수면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비알콜성 지방간(NAFLD)이 충분히 생길 수 있으며, 한국 성인의 약 30%가 이미 무증상 상태로 지방간을 앓고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지방간을 오래 방치할 경우, 지방간염 → 간섬유화 → 간경변 →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단순한 ‘지방 낀 간’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을 그제야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무증상 질병 ‘지방간’, 젊은 사람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지방간을 없애기 위해 바꾼 나의 생활 습관들

 

지방간 진단 이후, 나는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을 근본부터 점검하게 됐다.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식습관이었다.
예전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과 저녁에 과식하는 일이 많았고, 편의점 도시락이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도 잦았다. 이런 식생활이 결국 간에 부담을 주었다는 사실을 자각한 후, 나는 식단을 저지방·고단백 중심으로 바꾸었다.

아침에는 삶은 계란, 현미밥, 나물 반찬 등 간단한 식사를 챙기고, 점심엔 튀긴 음식 대신 삶거나 굽는 방식으로 조리된 음식을 선택했다. 저녁은 오후 7시 이전에 소량만 섭취하는 것으로 원칙을 세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변화는 간식과 당류 섭취를 줄인 것이었다. 음료는 무조건 물로 대체했고, 빵이나 과자 같은 고탄수화물 식품도 서서히 줄였다.

그리고 두 번째 변화는 운동 습관이었다. 처음에는 무리하지 않기 위해 하루 20분 걷기부터 시작했다. 이후 익숙해지자 주 4회 이상,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목표로 실천했고, 틈날 때마다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 운동도 병행했다. 땀을 흘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자, 내 몸의 리듬도 바뀌기 시작했다.

수면 시간도 철저히 조절했다. 매일 밤 11시 이전에 자고,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확보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었다. 간은 밤 11시~새벽 3시 사이 해독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 시간 동안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식사, 운동, 수면이라는 기본적인 세 축을 바꾸고 나서 3개월 후 받은 재검에서는 지방간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건강을 내가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이제는 내 몸 안에서 벌어지는 무증상 질병의 위험을 절대 가볍게 보지 않게 되었다.

 

지방간이 ‘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가장 위험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방간을 단순히 ‘지방이 좀 낀 상태’ 정도로 여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이 질병은 말 그대로 ‘조용히 몸을 망가뜨리는 무증상 질환’이다. 아무런 신호 없이 간이 손상되고, 피로가 누적되며,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나처럼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도, 운동 부족과 잘못된 식습관만으로 쉽게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간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대중적인 무증상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반드시 받아야 하며, 결과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둘째, 무증상 질병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조기에 인지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강력한 치료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지금 피곤함이 지속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컨디션이 묘하게 무기력하다면 간 건강을 의심해보길 권한다. 아무 증상이 없다는 것이, 반드시 아무 문제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지방간 & 무증상 질병 관련 FAQ

Q1. 지방간은 꼭 술을 마셔야 생기나요?
아닙니다. 대부분은 ‘비알콜성 지방간’입니다. 운동 부족, 당류 과잉 섭취, 수면 부족 등도 원인입니다.

 

Q2. 무증상 지방간은 꼭 치료해야 하나요?
증상이 없어도 방치하면 간염 → 간경화 →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반드시 조기에 관리해야 합니다.

 

Q3. 지방간은 약으로 치료하나요?
약물보다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으며, 약은 보조적인 수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