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질병

무증상 질병 '고혈압', 나처럼 혈압계를 사기 전까지 몰랐던 이유

cherish-info 2025. 7. 16. 17:20

증상이 없다고 해서 건강한 게 아니었다

건강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나는 늘 평범하게 생활했고, 특별히 아픈 곳도 없었다.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스트레스는 누구나 겪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나름 건강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혈압 같은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솔직히 고혈압은 50대 이상이 겪는 질병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준 휴대용 자동 혈압계를 재미 삼아 사용해 보게 됐다. 숫자를 보고도 처음엔 잘 이해가 안 됐다. “145/95?” 그냥 잠깐 높게 나왔겠지 싶었다. 이틀 후, 다시 쟀는데 결과는 147/97. 반복되는 높은 수치에 의심이 생겼고, 결국 내과를 찾게 되었다. 거기서 받은 말은 의외로 무겁게 들렸다.

“젊은 고혈압입니다. 조기 진단이라 다행이에요.”

그제야 내가 얼마나 안일하게 건강을 대했던 건지 깨달았다. 아무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무서운 병이었다.

 

고혈압이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이유

고혈압은 ‘침묵의 질병’, 혹은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린다. 이유는 명확하다.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뚜렷한 통증도, 특별한 불편함도 없다. 실제로 내 경우에도 고혈압 진단을 받기 전까지 단 한 번도 혈압을 측정해 본 적이 없었다.

의사에 따르면, 고혈압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20~30대에도 충분히 발병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사무직 직장인,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카페인 섭취, 운동 부족, 수면 부족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젊은 고혈압은 더 이상 드문 사례가 아니라고 한다.

나는 하루 커피를 3잔 이상 마셨고, 라면과 인스턴트 음식을 주 3~4회는 먹었다.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고,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날도 많았다. 혈압을 높이는 모든 생활습관이 내 일상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하지만 내 몸은 나에게 어떤 신호도 주지 않았다.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무증상 질병 고혈압, 체크를 위해선 평소에도 혈압계로 상태 체크가 필수이다.

 

혈압계 하나가 바꾼 내 일상과 인식

내가 혈압계 없이 살았다면 아마도 지금도 고혈압 상태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휴대용 자동 혈압계를 직접 구입한 이후, 하루에 한 번 아침 기상 직후 혈압을 재는 습관을 들였다. 처음엔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의사에게 들은 내용을 기반으로 매일 기록을 하며 이해도를 높여갔다.

수축기 혈압이 140 이상, 이완기 혈압이 90 이상이면 고혈압 진단 기준에 해당된다. 나는 항상 수축기 140150, 이완기 90100 사이를 유지했다. 의사는 아직 약물 치료를 시작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고, 생활 습관 개선을 최우선으로 지시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국물 음식은 자제하고, 짜게 먹던 입맛을 서서히 바꿨다. 외식은 줄이고 직접 만든 저염 식단 위주로 생활했다.
또한 하루 30분 걷기를 매일 실천하기로 했다. 출퇴근 시간에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했다.
커피는 하루 한 잔 이하로 줄였고, 술은 주 1회 이하, 수면 시간은 최소 7시간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몇 주가 지나자 혈압 수치가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고, 처음 140대 후반이었던 수축기 혈압은 130대 초반으로 안정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해 주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내 몸에 대해 내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고혈압은 고령층만의 질병이 아니다

고혈압은 중년 이상만 걸린다는 편견이 가장 위험하다. 젊은 고혈압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나가고, 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며, 그때는 되돌리기 힘든 상태일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짜게 먹는 식습관, 잦은 음주, 불규칙한 생활이 만연한 사회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혈압계를 집에 하나쯤 구비하길 권하고 싶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하루 1분이면 혈압을 측정할 수 있고, 그 숫자는 당신의 미래 건강을 지켜줄 ‘경고등’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에 따르면, 30대 고혈압 환자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앱으로도 혈압 기록을 쉽게 남길 수 있고, 의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그냥 넘기지 말고, 수치를 기억하고 비교하며 의미를 이해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고혈압에 대한 FAQ 

 

Q1. 고혈압 초기증상은 어떤가요?
대부분 무증상입니다. 일부는 두통,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지만, 명확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Q2. 고혈압은 완치가 가능한가요?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로 ‘조절’은 가능하지만, 대부분 평생 관리해야 합니다.

 

Q3. 젊은 나이에도 고혈압이 오나요? 네. 특히 운동 부족, 스트레스, 유전, 나트륨 과다 섭취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마무리하며: 혈압계 하나가 당신의 생명을 바꿀 수 있다

건강을 잃고 나서야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게 될 뻔했다. 다행히 혈압계를 통한 우연한 계기로 조기에 발견했기에, 지금은 내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지금 증상이 없다고 해서 방심하고 있다면, 오늘 당장 혈압을 재보길 바란다.

건강은 나중에 챙기는 게 아니라, 지금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