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질병

무심코 넘긴 소화불량, 알고 보니 헬리코박터 감염?— 더부룩함이 알려준 위 건강의 경고 신호

cherish-info 2025. 7. 20. 21:16

 

만성 소화불량, 그냥 체질이라 생각했던 내 실수

나는 어릴 적부터 소화력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쉽게 더부룩했고, 배가 더부룩해지는 느낌이 일상이었다.
다만 위통이 있거나 구토를 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냥 "나는 위가 좀 약한 체질인가 보다" 하고 생각해 왔다.

어느 날부턴가 밥을 먹은 뒤 더 자주 트림을 하게 됐고,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해서 앉아 있기가 답답해지는 일이 늘어났다.
그렇다고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는 누구나 겪는 거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넘겼다.

하지만 식사량이 줄고 체중이 1~2kg 빠지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위 문제 있는 거 아니야?”, “헬리코박터균 검사 해봤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헬리코박터균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검사받아보니 양성? ‘헬리코박터균 감염’ 진단 과정

내과를 방문해서 증상을 설명하자 의사는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 "식후 더부룩함이 얼마나 자주 있나요?"
  • "속 쓰림이나 트림은 동반되나요?"
  • "최근 스트레스나 수면 상태는 어떠세요?"

그리고는 헬리코박터균 항체 검사와 요소호기 검사를 권유했다.
나는 그저 위장약 정도를 받으러 간 줄 알았지만, 검사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항체 검사 양성 → 요소호기 검사도 양성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확진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서식하는 나선형 세균으로,
위염, 위궤양, 위암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감염률이 매우 높고,
무증상으로 수년간 존재하다가 점차 위를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의사는 내 상태가 비교적 초기에 발견된 것이라며,
2주간 제균치료(3제 요법)를 시작하자고 권했다.

 

 

 

식후 더부룩함, 속쓰림, 트림 등 헬리코박터균 감염 증상들

 

 

제균치료 시작: 항생제+위산억제제의 2주간 여정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약은 총 3종으로 구성되며, 아침/저녁 식후 하루 2회 복용한다.

📌 치료 구성

  • PPI (프로톤펌프억제제): 위산 분비 억제
  • 항생제 1 (아목시실린)
  • 항생제 2 (클라리스로마이신)

나는 2주간 꾸준히 약을 복용했고, 다음과 같은 부작용도 겪었다.

  • 입안이 쓰고, 미각이 둔해짐
  • 속이 가끔 울렁거리는 느낌
  • 변비 혹은 묽은 변

하지만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복용했다.
치료 종료 후 1개월 뒤 재검사(요소호기 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음성이 나와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헬리코박터균 퇴치 이후 바뀐 내 식생활

치료 이후 속이 훨씬 편안해졌고,
식사 후 트림이나 더부룩함도 크게 줄었다.
나는 곧바로 생활 습관 전체를 다시 설계했다.

 

위 건강을 지키기 위한 루틴

  • 식사 시간 규칙적으로 유지하
  • 밤 9시 이후 식사 금지
  • 식사 중 물은 최소화, 대신 식후 30분 후 물 섭취
  • 카페인 줄이고, 자극적인 음식 최소화
  • 스트레스받는 날엔 저염식 위주 식사
  • 6개월마다 위장 상태 확인용 내과 방문

 

헬리코박터는 사람 간 전염이 되기 때문에
수저를 나눠 쓰거나 가족 간 전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 특히 위염이나 위암 병력이 있는 가족이 있다면
한 번쯤은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 하지만 조용히 병을 만든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소화불량’이라는 사소한 증상이 무시해선 안 되는 신호라는 걸 깨달았다.
처음엔 식습관 문제인 줄 알았고, 그냥 속이 예민한 체질이라 여겼지만
사실 내 몸 안에선 헬리코박터균이 수년간 위 점막을 자극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이번에 검사를 받지 않았더라면,
수년 후 위축성 위염 → 위암 전단계로 발전했을 수도 있다.

의사는 말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과의 관련성이 명확한 균입니다.”

“이건 약으로 잡을 수 있는 위험요소이니, 발견되었을 때 치료하는 게 중요해요.”

 

내가 바라는 건 한 가지다.
소화불량이 반복된다면, 체질로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무증상 질병의 많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궁금증

Q1. 헬리코박터균은 모두 치료해야 하나요?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염·위궤양 동반 시 적극 치료 권장됩니다.

 

Q2. 항생제 치료 후 재감염되기도 하나요?
네, 위생 상태나 가족 간 전파로 재감염될 수 있으므로 생활 관리가 중요합니다.

 

Q3. 제균치료 중 부작용은 어떤 게 있나요?
입맛 변화, 복통, 설사, 복부 팽만감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입니다.

 

Q4. 헬리코박터균은 위암과 관련 있나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을 1급 발암요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위암 고위험군은 적극 치료가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