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질병

아프지 않아 방치했던 위식도 역류, 식도염 진단기— 배는 멀쩡했지만, 내 목이 먼저 이상하다고 말했다

cherish-info 2025. 8. 5. 14:53

배는 안 아픈데, 이상하게 목이 간질거렸다

몇 달 전부터 이상한 증상이 하나 생겼다.
특별히 아프진 않은데, 하루에도 몇 번씩 목이 간질거리고, 마른기침이 나왔다.

처음엔 감기 기운이 남은 줄 알았다.
그런데 감기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았다.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은 없었지만, 계속해서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 이상 참기 어렵게 된 건 어느 날 회의 중이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목을 긁는 기침이 계속 나왔고, 같이 있는 사람들도 불편해하는 눈치였다.

 

“이건 단순한 감기가 아닌 것 같다.”

 

그제야 나는 병원을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생각지도 못한 진단 – 역류성 식도염

 

소화기 내과에 방문했을 때 의사에게 내 증상을 설명했다.

  • 속은 전혀 아프지 않다
  • 배탈 증상은 없다
  • 밥도 잘 먹고, 속 쓰림도 없다
  • 하지만 마른기침이 계속되고, 목에 이물감이 든다

의사는 몇 가지 추가 질문을 한 후 말했다.

 

“이건 식도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속이 아프지 않아도, 위산이 식도로 조금씩 올라오는 위식도 역류 질환일 수 있어요.”

나는 당황했다.

 

“그럼 왜 배는 안 아픈 거죠?”

“전혀 속쓰림이 없었는데요?”

의사는 다시 설명했다.

 

“요즘은 무통성 식도염이 많습니다.

위산이 올라오지만, 속 쓰림이나 통증 없이 목이물감이나 기침, 쉰 목소리 같은
전혀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요.”

 

실제로 목소리가 자주 갈라졌고, 물을 마셔도 답답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다.

 

내시경 검사로 본 식도 상태 – 생각보다 이미 진행된 염증

결국 나는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공복 상태로 병원에 가서 수면 내시경을 진행했고, 눈을 뜨자 의사가 내시경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식도 하부에 염증이 보입니다.

위산이 반복적으로 식도로 올라오면서 점막이 손상된 상태예요.”

사진 속 식도 점막은 조금 부어 있었고,
살짝 헐어 있는 부분도 보였다.

 

나는 속쓰림도 없고, 트림도 안 하는 편이라
‘설마 내가 식도염일까?’ 했는데, 실제로는 이미 진행된 상태였다.

특히 목 이물감, 잦은 기침, 쉰 목소리는 전형적인 ‘비전형적 식도염 증상’이라고 했다.

 

이 증상은 보통 산이 식도까지 올라오면서 생기는 자극으로 발생하고,
심한 경우 성대까지 영향을 주어 목소리가 잠기거나 말하는 게 불편해지기도 한다.

무증상 역류성위염, 식도염에 대해서

치료는 간단하지만, 생활 습관이 관건

 

다행히도 내 식도염은 약물치료와 식습관 교정으로 충분히 호전 가능한 수준이었다.

의사는 다음과 같은 치료 계획을 제시했다.

  1. 위산 억제제(PPI) 8주 복용
    – 위산의 분비를 줄여 식도 손상을 막는 약
  2. 기침 완화제 보조 복용
  3. 취침 2시간 전 금식
  4. 커피, 탄산, 초콜릿, 튀김류 제한
  5. 머리 높여 자기
    – 위산이 밤 사이 식도로 넘어오는 것을 방지

나는 곧장 위산 억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했고, 불편했던 목 이물감이 며칠 만에 훨씬 줄어들었다.
기침도 줄었고, 무엇보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때 불안한 느낌이 사라진 것이 가장 컸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통해 느낀 건, 생활 습관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조금만 늦게 자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다시 목이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증상이 없으니까 괜찮다’는 착각에서 깨어나다

 

나는 식도염이 이렇게 ‘조용히’ 오는 병일 줄 몰랐다.
속이 쓰리거나, 극심한 트림이나 구토가 있어야 병원에 갈 거라 생각했는데
내 경우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더 늦게 병원을 갔다.

 

“몸이 괜찮다고 느껴도, 목이 이상하면 위를 의심해 보라.”

의사의 이 말은 내가 두고두고 기억하고 있는 말이다.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엔 소화기가 아닌 ‘식도’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됨
  • 목이 간질거리는데 감기 아닌 느낌
  • 목소리가 자주 쉰다
  • 물을 마셔도 목에 무언가 남아있는 듯한 이물감
  • 밤에 자고 일어나면 목이 아프다

나는 이제 ‘배가 아픈가?’만 생각하지 않는다.
목, 성대, 기침, 이물감 모두 내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라는 걸 알게 됐다.

 

 

위식도 역류, 식도염에 대한 궁금증

Q1. 식도염인데 왜 속은 안 아픈가요?
무통성 식도염은 위산이 올라오지만 통증 없이 다른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특히 기침, 목이물감, 쉰 목소리 등으로 나타납니다.

 

Q2. 식도염은 내시경으로만 확인 가능한가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내시경이 가장 확실합니다.
특히 증상이 애매하거나 지속될 경우 권장됩니다.

 

Q3. 위식도 역류는 누구에게 잘 생기나요?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과식, 야식, 커피/탄산 섭취가 많은 사람에게 흔합니다.
비만이나 흡연, 과음도 원인입니다.

 

Q4. 약을 먹으면 완치되나요?
약으로 염증은 호전될 수 있으나 식습관이 나쁘면 재발이 잦습니다.
꾸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