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질병

자주 졸리는 증상이 수면장애일 수 있음을 알게 된 계기— 피곤한 줄만 알았던 나에게 ‘잠’이 문제라고 말해준 병원

cherish-info 2025. 7. 27. 18:31

“잠을 자도 또 졸리다니” – 피로가 아닌 병일 수 있다는 생각

어느 날부터 나는 낮잠 없이 버티기 힘들었다.
밤에 7시간을 자고 일어나도, 오전 10시쯤이면 다시 졸렸다.
점심을 먹고 나면 앉아 있는 것도 힘들었고, 회의 시간에도 눈이 스르르 감겼다.

처음엔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업무가 많아서 그런가?, 집에 가면 자꾸 스마트폰을 봐서 그런가?

하지만 나보다 더 바쁜 사람들도 낮에 멀쩡히 버티는 걸 보며

 

“왜 나만 이렇게 졸릴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운전 중 졸음이 밀려와 신호대기 중에 눈을 감았다가 클락션 소리에 깜짝 놀란 적도 있다.
이건 단순한 졸림이 아니라 위험한 신호였다.

 

진료실에서 들은 말 – “이건 수면장애일 수도 있습니다”

병원에 가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잠 좀 부족한 거 가지고 병원까지 갈 일인가?’하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몸은 계속해서 “지쳤어, 더 자야 돼”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병원에서 내 상태를 설명하자 의사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건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보다 수면장애 가능성이 있어요.
특히 ‘과수면’이나 ‘기면증’과 같은 질환이 의심됩니다.”

 

“수면다원검사 받아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제야 나는 ‘잠’에도 병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자주 졸리는 증상은 오히려 수면 장애일 수 있다.

 

수면장애는 어떻게 생길까? – ‘자는 것’만 문제가 아니었다

보통 수면장애라고 하면 ‘불면증’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내 경우는 오히려 반대였다.
‘자도 자도 졸림이 가시지 않는 과수면’에 가까웠다.

의사는 수면장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면장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잠이 안 오는 불면증과, 자도 계속 졸리는 과수면 장애죠.”

 

“정상 수면을 취했음에도 졸리고, 낮 동안 깨어 있기 힘들면
기면증이나 수면무호흡증 같은 원인이 있을 수 있어요.”

실제로 나는

  • 밤에 자주 깨거나
  • 깊은 잠을 못 자고
  • 이른 새벽에 일어나고 나서 다시 잠이 들지 못하는
    그런 패턴이 반복되고 있었다.

그 상태가 수개월 지속되면서 결국 낮 시간 졸음과 무기력함으로 이어진 것이다.

 

수면다원검사를 받다 – 뇌파로 본 ‘진짜 나의 수면’

의사의 권유로 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
이 검사는 수면 중 뇌파, 심장박동, 호흡, 근육 움직임 등을 밤새 모니터링해서 수면의 질과 장애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다.

낯선 환경에서 자는 게 조금 어색했지만, 다음 날 아침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나는 놀랐다.

 

● 수면의 깊이: 정상보다 얕음

● 전체 수면 중 중간 각성(잠에서 깸): 9회
● 렘수면 진입 지연
● 무호흡 소견은 없음
비렘 수면의 질 저하, 수면 효율 73% (정상은 85% 이상)

 

의사는 말했다.

 

“잠을 잔다고 해도 실제로는 몸이 회복되지 않는 질 낮은 수면을 반복한 겁니다.”

“그래서 낮에 계속 졸리고, 뇌도 피곤함을 느끼는 거죠.”

 

결국, 나는 수면유지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쉽게 말해, 자는 동안 자주 깨거나 깊은 잠을 못 자는 상태였다.

 

 

수면장애 치료는 약보다 ‘패턴 관리’가 먼저였다

의사는 약 처방보다는 생활 습관을 먼저 교정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수면 위생 수칙을 하나하나 실천해 보기로 했다.

내가 바꾼 수면 습관

  1.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 주말에도 ‘늦잠’ 없이 일정한 리듬 유지
  2. 자기 전 스마트폰 금지
    → 화면 밝기와 정보 과잉이 뇌를 각성시켜 수면 방해
  3. 30분 산책하기
    → 햇빛을 받는 낮 활동은 수면 호르몬(멜라토닌)을 잘 분비하게 함
  4. 카페인은 오후 2시 이후 금지
  5. 자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 체온을 살짝 높여 수면 유도

이런 작은 변화들을 일주일, 한 달, 두 달 꾸준히 실천하자 놀랍게도 낮 졸음이 점점 줄기 시작했다.
오전 회의에도 집중이 잘 되고, 운전할 때 눈이 무거운 일이 사라졌다.

 

잠은 ‘기능’이다 – 단순 피로가 아닐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생각한다.

 

“잠 좀 부족한 거 가지고 뭘 그래?”

“하루 이틀 쉬면 괜찮겠지.”

 

하지만 나는 이번 일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잠도 몸이 하는 ‘작업’이고, 그 기능이 무너지면 질병이 된다.

그건 피곤하다는 느낌보다 더 깊은 문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나빠지고, 감정 기복도 심해질 수 있다.
실제로 수면장애가 우울증, 고혈압, 심장병으로도 이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이제 나는 하루 7시간의 수면보다 얼마나 잘 자고, 얼마나 회복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수면장애에 대한 궁금증

Q1. 자도 자도 졸린 게 무조건 수면장애인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수면의 질보다 수면시간 부족, 스트레스, 약물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Q2. 수면장애는 꼭 약을 먹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대부분은 수면 환경과 습관을 바꾸는 것으로 좋아집니다.
심한 경우에만 약물이나 심리 치료가 병행됩니다.

 

Q3. 수면다원검사는 보험 되나요?
증상에 따라 일부 병원은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합니다.
비용은 약 20~40만 원 사이이며,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Q4. 낮잠은 무조건 나쁜가요?
아니요. 20분 이하의 짧은 낮잠이 오히려 집중력을 향상합니다.
하지만 1시간 이상 자거나 저녁에 자면 수면 리듬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