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질병

가볍게 넘겼던 기침, 폐결절 발견까지의 이야기— “별거 아니겠지” 했던 기침이 내 몸의 신호였다.

cherish-info 2025. 7. 21. 20:46

 

멈추지 않는 기침, 처음엔 그냥 감기인 줄 알았다

나는 평소 감기에 잘 걸리는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가벼운 기침이나 목 가래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다.

몇 달 전부터 약간의 기침이 계속됐다.
특별히 열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픈 것도 아니었다.
기침은 주로 아침이나 밤에만 잠깐씩 나왔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환절기 알레르기인가 보다", "건조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3주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기침이 줄지 않았고, 가래도 없는 마른기침이 이어졌다.
"혹시 모르니까 병원 한 번 가보자"는 가족의 말에 가까운 내과를 찾았다.

 

 

X-ray에 찍힌 작은 그림자, 그리고 CT 권유

내과에서는 단순 흉부 X-ray를 먼저 찍었다.
그리고 의사가 말했다.

 

“음, 폐의 오른쪽 윗부분에 작은 음영이 보입니다.”

“단순 염증일 수도 있지만, 결절일 수도 있어서 CT를 한 번 찍어보는 게 좋겠어요.”

 

사실 그때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결절”이라는 단어가 낯설었고, 그냥 작은 점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가족의 권유도 있었고, 나 역시 마음이 조금 걸려서 CT 촬영을 예약했다.
결과는 며칠 후 통보받았다.

 

“오른쪽 폐 상엽에 6mm 크기의 결절이 있습니다.”

“현재 크기로는 악성인지 양성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6개월 뒤 재검사를 권장합니다.”

 

그때 처음으로 ‘폐결절’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봤다.
인터넷에는 ‘폐암 가능성’이라는 말이 수없이 나오고,
양성, 악성, 추적검사, PET-CT 등 낯선 용어들이 뒤섞여 있었다.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다.

 

 

폐결절이란 무엇인가 –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수 없다

의사의 설명을 통해 나는 폐결절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 되었다.

먼저, 폐결절은 폐 안에 생긴 작은 혹이나 덩어리 같은 것이다.
보통 3cm 이하의 작은 결절을 말하며, 대부분은 양성(암이 아님)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초기 암도 폐결절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결절’은 단순한 구조물일 수도 있지만, 경계가 필요한 병변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내 경우처럼 6mm~8mm 사이의 결절
단순 염증이나 섬유화일 가능성도 있지만, 초기 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의사들은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 CT 촬영을 통해 변화 유무를 확인하게 된다.

나는 몸에서 어떤 이상 증상도 없었다.
숨도 잘 쉬었고, 피로도 없었다.
그저 기침이 약간 있었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나는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무증상 결절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단순한 기침이 폐결절의 신호였다.

 

 

추적검사와 생활습관 변화 – 내 삶의 패턴을 바꿨다

의사는 6개월 뒤 재검사를 예약했다.
그동안 나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바꿔나갔다.

나는 비흡연자였지만, 예전에 간접흡연 환경에서 지낸 기간이 길었다.
그리고 식습관도 좋지 않았다.
야식을 자주 먹고, 인스턴트 음식 섭취도 잦았다.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내가 바꾼 생활 습관은 다음과 같았다.

  • 채소 위주 식사
    매일 점심 또는 저녁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
  • 운동 루틴 확보
    일주일에 3~4회 빠르게 걷기 30분
  • 폐에 나쁜 자극 줄이기
    에어컨, 미세먼지 환경 피하고, 마스크 착용 습관화
  • 수면 패턴 조정
    밤 12시 전 취침, 수면시간 7시간 이상 확보
  • 정기적인 병원 체크
    매달 한 번은 기본 건강 체크, 체온/산소포화도 확인

6개월 후 재검사에서 다행히 결절 크기에는 변화가 없었다.
1년째 되는 시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의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정도면 악성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추적은 1~2년 주기로 진행하되,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나는 안심했지만, 동시에 알게 되었다.
“기침 하나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진리를.

 

결절은 작지만 메시지는 컸다 – 나를 바꾼 조용한 경고

폐결절은 겉으로 티가 나지 않는다.
몸에 아무 통증도 없고, 불편함도 없다.
하지만 그 작고 하얀 점 하나가,
내가 살아온 습관과 건강을 돌아보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이제 매년 폐 CT를 받는다.
감기 기침이 길어지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다.
피곤하다고 넘기지 않는다.
침묵하는 질병은 조용히 다가와, 치명적인 결과를 남길 수 있다.

내 경우처럼, 기침이 오래가거나
감기처럼 가볍게 느껴지지만 3주 이상 지속된다면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흡연자이거나, 미세먼지 노출이 잦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더더욱 폐건강을 챙겨야 한다.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몸이 낸 작은 소리를, 절대 가볍게 듣지 않는 것이다.

 

 

폐결절에 대한 궁금증

Q1. 폐결절은 모두 폐암인가요?
아닙니다. 폐결절의 90% 이상은 양성입니다.
하지만 크기와 모양에 따라 추적검사가 필요합니다.

 

Q2. 결절이 생기면 바로 수술해야 하나요?
크기가 작고 변동이 없으면 수술하지 않고 경과관찰을 합니다.
3cm 이상이거나 빠르게 커지는 경우 치료를 검토합니다.

 

Q3. 기침이 얼마나 오래가면 병원에 가야 하나요?
2~3주 이상 지속되는 마른기침은 폐 질환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진이 권장됩니다.

 

Q4. 폐결절은 사라지기도 하나요?
일부 염증성 결절은 자연 소멸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변화를 관찰하며 유지됩니다.